[미국 생활] 한국에서 미국으로, 코로나 시즌의 공항과 라운지, 환율

한국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날, 인천공항

한참 코로나로 전국이 떠들썩하던 때, 아파도 학교에는 가서 아파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등교조차 멈추어있던 그 때, 우리 가족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언론에서는 비닐에 싸인 시신을 연일 스크린에 띄우며 해외의 위험한 상황을 강조했고, 주변에서는 지금 미국에 가면 죽는거 아니냐는 걱정을 했지만, 안 갈 수 없었던 우리 가족은 어쟀든 출국길에 올랐고 그런 우리를 맞이하는 공항은 그 어느때보다도 한산했다.

코로나 시즌의 인천공항 면세점

코로나가 한창이던 그때, 인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로 해외여행객이 급감하여 개미새끼 한마리 찾을 수 없었다. 살면서 이렇게 한산한 인천 공항을 본 일이 있었던가. 면세점도, 터미널을 이동하는 트램(셔틀)도, 어디에도 사람이 없었다. 우리도 별다른 물건을 구입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 둘과 큰 캐리어를 들고 이동해야 하는 과정인데, 굳이 짐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았다.

텅 빈 인천공항 칼라운지(KAL LOUNGE)

이럴 때 인천공항 KAL LOUNGE를 이용해야 하는데, 하고 칼라운지로 갔지만 그곳에는 음식도, 사람도 없었다. 다만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만이 있었을 뿐. 하지만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하는 우리 가족은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나마 감사히 여기며 이곳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시애틀 국제공항에서의 환승

아무도 타지 않은 비행기, 좌석을 거의 침대처럼 쓰며 비교적 편하게 미국까지 비행했다. 아마 이렇게 편한 이코노미 좌석은 내 인생에 이전에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텅텅 빈 비행기에서 누웠다, 일어났다, 다시 누웠다를 반복하며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경험은 다시 하기 힘든 경험이 아닐까. 시애틀 국제공항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공항 외부로 나와야 했다.

비행기에서 본 시애틀 lake tapps (텝스 호)

비행기에서 기괴하게 생긴 호수가 보여 사진을 찍어 두었다. 지금 구글맵과 비교하며 확인 해 보니 시애틀 아래, 한인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타코마에서 멀지않은 레이크 텝스였던 것 같다. 저 울퉁불퉁한 지형에 빼곡하게 집들이 들어 서 있다. 바깥쪽의 집들은 lake view를 누리는 더 좋고 비싼 집들일테고, 안쪽은 그보다 조금 덜 비싼 집들일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동산 시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 시즌의 미국 안내문

공항에 내려 물이라도 한병 마시고 싶어 찾은 편의점에는 이런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간단히 번역하자면, '코비드19 상황에 따라 구매할 물건을 완전히 선택한 다음에 품목을 잡고, 불필요한 접촉은 하지마라, 이런 습관은 너와 다른 손님과 우리 직원을 보호 해 줄 것이다.' 정도인데, 한국보다 훨씬 심각했던 미국의 코로나 상황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런 살벌한 경고문을 보고 충분히 긴장한 우리 가족은 별 탈 없이 미국 국내선을 탈 수 있었고, 공항에 마중나온 한인분의 도움으로 우리집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즌의 미국 달러/한국 원 환율

2020년 12월, USD/KRW 환율은 최저 1080원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이 때를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은 쉬지않고 올라 1445원을 찍어버린다. 말이 1445원이지, 매매기준율이 아니라 달러를 살 때 기준으로 수수료까지 더하면 1470원 정도. 보통 미국에 단기 파견을 가면 쇼핑이 가장 중요하다며 평소 한국에서 가격차이가 커서 사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사들고 돌아가는데, 우리는 '환율이 자꾸 오르네? 조금 떨어지면 사자'를 반복하다가 2년을 다 보내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환율이 쉬지않고 올라버리니 미국에 머무는 동안 단 한번도 체감상 환율이 싸졌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없었던 것. 그렇게 늘 비싸기만 했던 환율은 우리가 한국에 오자마자 1215원까지 떨어졌다. 하하하.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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